“ 유채리 ”
1. 프로필
이름 : 유채리
학년/반 : 2학년 B반
나이 : 18살
생일 : 3월 14일
신장 : 167cm
좋아하는 음악 : 고전 클래식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 낭만
2. 외형
연한 갈색빛의 머리카락을 아래로 땋아 내렸다. 앞머리는 속눈썹을 가리지 않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으며. 단정하게 일자로 정돈되어 있다. 땋아 내린 머리는 가슴을 조금 넘어 내려오는 수준이다. 눈동자는 채도가 높은 체리 색에 가깝고, 눈매는 자칫하면 사나워 보일 만큼 끝이 올라가 있다.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옆머리 옆에는 삐죽삐죽하게 애교머리가 튀어나와 있다. 건강한 살구색 뺨 위에는 색이 금세 물들고는 한다.
좀비 고등학교의 교복. 정사이즈의 마이가 몸을 허리까지 감싸고 있다. 조끼는 입지 않았지만 학교 지정 넥타이는 착실하게 메고 있다. 복숭아뼈를 넉넉하게 덮는 흰 양말 아래에는 검은색의 단화가 자리하고 있다. 교복 치마는 사이즈에 맞게 한 치수 줄인 상태다.
3. 성격
기본적으로 담담하며 차분하다. 의외로 냉정한 면이 있어 모든 사물을 이성적으로 바라보려 한다. 사교성이 높고 활달하지만 감정의 온도 자체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낭만적인’ 상황을 동경해서 의외의 상황에 뛰어드는 일이 빈번하다고. 천성 자체가 다정하고 상냥하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무심해지지 못하는 편이다. 고집이 세고 올곧은 면이 있어서 한번 결정한 일은 말리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4. 스토리
올곧게 나아가는 사람은 아름답다. 여섯 살의 유채리가 여섯 살의 김태풍을 보며 한 생각이었다. 처음으로 보러 간 야구 경기였다. 김태풍과는 어릴 적부터 소꿉친구로 지내 왔었다. 집이 가까웠을뿐더러 부모님이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이었다. 유채리는 그날 김태풍에게서 ‘몰입하는 사람’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취주악을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음악 일을 하시는 부모님 덕에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분야이기도 했다.
제대로 취주악부에 소속된 것은 좀비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였다. 채리는 타인과 함께하는 음악의 아름다움을 그곳에서 배우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주악부는 폐부를 앞둔 망해가는 동아리에 가까웠다. 신규 부원을 모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신입생이 한 명도 들어오지 않은 취주악부는 폐부 통지서를 받게 되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를 그리며 부실을 보호하고 지켜나가기에 이르렀다. 그런 그녀에게 김태풍은 포기를 강요했다. 얄궂게도 그는 그녀에게 ‘몰입’을 알려준 당사자였다.
김태풍은 유채리에게 취주악부를 그만둘 것을 종용했다. 상처받는 모습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반항했다. 겨우 찾아낸 자신만의 특별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끝끝내 김태풍은 언어로써 그녀를 상처 입혔다. 너는 나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잖아. 물론 지고만 있을 유채리가 아니었다. 걱정되면 걱정된다고 솔직하게 말해. 승자도 패자도 없는 폭풍 속이었다. 김태풍이 무엇을 말한다고 해도 유채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올곧게 나아가는 사람은 아름다우니까. 전부 그에게서 배운 것들이었다. 유채리가 좋아하는 사람은 김태풍이었다. 눈으로 쫓다보니 어느새 마음도 가 있었다. 그런데도 자신이 있을 곳을 빼앗으려는 그의 태도는 용서할 수 없었다. 차가운 언행에 상처 입기보다는 화가 났다. 마찬가지로 김태풍도 유채리를 좋아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이해해 주는 단 한 사람이었다. 그는 처음으로 나간 경기에서 본, 그녀의 반짝이는 눈망울을 잊을 수가 없어 이곳까지 왔다. 김태풍은 그날 유채리에게서 ‘몰입하는 사람’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야구를 계속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녀가 웃었으니까.
과연 올곧게 나아가는 두 사람은 아름다운가. 두 사람에게 주어진 근본적 질문이었다. 김태풍과 유채리는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미워했다. 서로 상처입히고 상처 입었더라도, 다음 날이면 모든 것을 잊은 것처럼 상대를 대했다. 이제는 서로의 모든 것이 자신의 일상이 되어버렸기에 그랬다. 언제쯤이면 두 사람이 솔직하게 마음을 고백하고 진실로써 상대를 대할 수 있을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5. 관계
김태풍 (KimTea Poong)
그가 그녀에게 건넬 수 있는 건 위안이지 구원 따위가 아니다. 그 사실을 모르는 한 김태풍은 유채리와의 관계를 평생 진전시킬 수 없을 것이다. 때로는 한마디의 말보다 한 뼘의 온기가 더 소중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 어쩌면 한 번도 서로를 잃어본 적이 없기에 그러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항상 그녀가 사라지는 ‘가정’만을 해왔다. 머리로 인지하는 게 아니라 직감한 것이다. 그렇기에 좋아하면서도 믿을 수 없는 존재로써 그녀를 낙점지었다. 그의 앞에서 그녀는 끊임없이 의심당하고 경계당한다. 언제쯤이면 그녀 또한 그에게 ‘올인’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까.
한새미 (Han Saemi) X 마용규
좋은 선배이자 합주 파트너. 홀로 음악실을 지키던 채리에게 말을 걸어준 것이 첫 만남이었다. 그 이후에도 음악실을 같이 쓰는 탓에 얼굴을 마주할 일이 많았다. ‘좀비 사태’가 터진 이후에는 아예 같은 팀으로써 행동할 정도로 친해졌다고. 채리는 그녀를 작고 귀엽지만 의지할 수 있는 멋진 선배로 보고 있다. 본인 피셜 ‘한 사람 정도는 함께 묻어줄 수 있는’ 관계다.
하빈 (Ha Bin) X 고나래
사이좋은 선후배⋯, 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생략되어 있는 관계. 채리는 때때로 그녀에게서 ‘김태풍’의 그림자를 본다. 고압적이고 저밖에 모르는 이의 새까만 그림자를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꺼려지는 것이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알아채지 못한 상태라고. 고나래에게 과하게 집착하는 것을 포함해 친해질 수 없을 것 같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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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NE TAROT : 요거트 스무디 ”
< 아네트가 플로이드에게 갖고 있는 감정 >
아네트 같은 경우 플로이드에게 대항하고 싶고, 저항하고 싶은 마음이 제법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 플로이드를 안 지 얼마 안 됐을 때만 해도, 저 사람에게 대항하는 것쯤은 쉬운 일이라고 여겼던 듯싶어요. 그렇기에,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플로이드를 제 곁에서 떼낼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플로이드는 제멋대로 다룰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고, 아네트는 그 사실에 대해서 꽤 아연하다는 감정을 느끼는 걸로 보이네요.
< 아네트가 플로이드에게 가장 꺼내고 싶은 말 >
그렇다 하더라도, 아네트는 플로이드에게 여전히 반항하고 싶은 마음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쉽게 말해서 플로이드가 아무리 좋아지게 됐다 하더라도, 그에게 쉽게, 순순히 당해주고 싶지는 않다는 거죠. 그의 말을 다 선선하게 따라 주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아네트는 은근히, 소극적이게라도 그에게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거나, 툴툴거리는 느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의 행동들에 태클을 걸 수도 있겠고요.
< 아네트가 플로이드에게 정말로 바라는 것 >
아네트가 그에게 정말로 바라는 게 있다면, 사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원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관계의 전복이에요. 현재는 아네트가 다소 플로이드에게 이끌려 가는 듯한, 주도권을 빼앗긴 듯한 느낌이 있잖아요? 그렇지만 아네트는 그게 못마땅한 것 같고, 인정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렇기에 이 관계성 자체를 뒤엎고 싶은 거죠. 플로이드라는 사람 자체가 변해 버린다면 어떨까? 아니면 자신이 저 사람을 완전히 제압해 버린다면 어떨까? 그런 꿈을 매일같이 호시탐탐 꾸고 있습니다.
< 아네트가 플로이드에게 차마 못할 이야기 >
그런 주도권 관련 줄다리기를 자기 혼자 마음속으로 매일 하고 있지만요. 그렇다 해서 오로지 파워게임에만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에요. 아네트는 플로이드에게 로맨틱한 감정,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플로이드에게 100% 이겨먹을 수 없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더 분한 것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플로이드라는 사람이 꽤 좋기 때문에, 이 마음으로 인해 져야 할 수밖에 없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고… 서서히 받아들여 가는 중일 수도 있겠어요.
< 플로이드가 아네트에게 갖고 있는 감정 >
플로이드 같은 경우에는… 그야말로 아네트를 자신의 ‘소유’로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아네트를 자신의 사람으로 완전히 만들어 버릴 셈이기도 하고, 이 마음에는 소유욕이나 탐욕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애정 표현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단순히 아네트를 물건 취급 하고 있다고만 볼 수는 없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플로이드의 사랑 방식일 뿐인 거랄까요. 그렇기에, 플로이드는 아네트를 좋아하는 만큼, 이 사람을 탐내고 있고 욕심 부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플로이드가 아네트에게 가장 꺼내고 싶은 말 >
정말 쉽게 말하자면요. 약간 유치한 감정일 수도 있겠는데, 플로이드는 아네트가 딴 데 신경 팔리는 게 그렇게 싫다고 합니다. 아네트가 다른 데,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쏠린다거나 빼앗긴다거나 하는 것에 대해서 무척 기분 나쁘게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아네트에게 경고성 발언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게 자기 딴에는 협박 아닌 협박일 수도 있겠으나, 아네트에게 엄청 무섭게 다가온다기보다는… 질투와 치기 정도로 보일 것 같다는 느낌이에요.
< 플로이드가 아네트에게 정말로 바라는 것 >
사실 플로이드는 아네트와 행복하게 꽁냥꽁냥 잘 지내고 싶은 평온한 마음이 강해요. 그러니까 아네트와 어떤 망한 사랑을 이룩해서라도, 이 사람을 가지고야 말겠어… 이런 비장한 마음을 가지고 아네트를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플로이드의 마음은 조금 치기어리고, 유치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달리 말하면 순수하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아네트와 함께 있는 자신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또 반대로 아네트 역시 자기 옆에 있을 때 행복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거죠.
< 플로이드가 아네트에게 차마 못할 이야기 >
플로이드는 질투심이 무척 강한 친구인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서 소유욕이 강하게 발현하는 경향이 엿보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플로이드는 자기가 아무리 아네트와 연애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네트가 온전히 자신의 ‘소유’라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계속 전전긍긍하는 마음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 마음이 현재는 꽤 안절부절 못하는 형태로 남아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직은 아네트를 온전히 믿지 못한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좋아하지만, 신뢰하지는 않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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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네트 벨 ”
1. 프로필
이름 : 아네트 벨 (Anett Bell)
학년 : 2학년 A반 15번
나이 : 17세
키 : 167cm
생일 : 9월 14일
출신 : 휘석의 나라
동아리 : 사이언스부
잘 쓰는 손 : 양손잡이
2. 외형
남색 빛의 검은 머리카락을 둥글게 올려 묶었다. 언뜻언뜻 보이는 안쪽 머리카락은 푸른색이며. 앞머리는 일자로 정갈하게 빗어져 있다. 머리 위에는 악마를 연상시키는 새파란 머리핀이 달려있고, 장난스럽게 끝이 올라가 있는 눈매는 키위 빛의 녹색이다. 입가에는 작은 송곳니 하나가 존재감을 내세우고 있다. 피부는 옅은 살구색. 뺨 위에는 언제나 홍조가 드리워져 있다.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의 교복. 한 치수 커다란 블레이저를 걸치듯이 입고 있다. 조끼와 와이셔츠는 정사이즈이며. 넥타이 대신 스트라이프 무늬의 리본이 깔끔하게 묶여있다. 다리는 맨 다리를 고집하고, 신고 있는 것은 검은색의 워커 운동화다.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인지 교복 치마는 조금 짧게 줄였다.
3. 성격
장난스럽고 짓궂지만 악의는 없다. 기가 세지만 마음이 약하고, 태도는 천성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볍다’. 다만, 관계의 선은 지키기에 쉬운 사람이라고 인식되지는 않는 편. 향락적이기에 흥미 본위로 움직이지만 의외로 이성적이다. 어느 한쪽에 구애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주변 일에도 무심하다. 예측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통제 자체는 가능하다고. 장난은 치는 것에만 강해 당하는 쪽이 될 때는 금세 당황한다.
4. 스토리
마녀는 누구나 이상한 사랑을 한다. 아네트를 거둬들였던 그 마녀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향락’을 사랑하는 마녀였다. 언젠가 사라지는 관능적 쾌락에만 목을 매다는 마녀. 마녀의 아이인 아네트는 그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고아원에서 꺼내준 것은 고마웠지만 그뿐이었다. 마녀와 아네트는 가족 같은 게 아니었으니까. 두 사람은 필요에 의한 일시적 동거인이었다. 필요에 의한 구원과 필요에 의한 온기. 그 마녀는 아네트에게 의식주 이상의 것을 건네주지 않았다. 선을 긋는 것이었을까. 이상하게도 아네트는 그 점이 싫지 않았다. 마녀와 마녀의 아이가 아닌, ‘아네트 벨’로써 존중받는 것 같아서 그랬다.
그러던 어느 날. 마녀는 아네트에게 게임을 제안했다. 지는 자가 소중한 것을 빼앗기는 게임이었다. 마녀는 이것을 걸 거라며 ‘아쿠아마린’ 펜던트를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물빛으로 푸르게 반짝이는 보석. 그것은 아네트가 생애 처음으로 본 반짝이는 물건이었다. 그 정도의 자극이었지만 아이를 매료시키기에는 충분했을 테다. 아네트는 게임을 받아들였다. 자신의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도 정하지 않은 채로. 결국 마녀는 승리했다. 그 마녀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육지를 걸을 수 있는 새하얀 아네트 벨의 두 다리. 마녀는 사근하게 웃으며 아이에게 저주를 걸었다. 잘 지내라는 인사가 마지막이었다. 아네트는 직감했다. 이것이 마녀와의 이별이었다. 마지막 호의인지 저주에 유예 기간까지 부여해줬다. ‘학교를 졸업하는 동시에 다리를 빼앗기는 저주’.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에 다녀야 했다. 아네트는 이것이 그녀의 본심임을 믿고 싶지 않았다. 이제부터 그녀처럼 향락적인 삶을 살리라. 언젠가는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그녀의 본심을 이해할 수 있기를 빌면서.
아네트 벨은 이상한 사랑을 한다.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에 다니기 시작한 이후였다. 본래 일반 학교를 수강하던 그녀였지만 어째서인지 마법 학교로 이적하기를 원했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흥미’와 ‘쾌락’이었다. 그녀는 입학과 동시에 계약서를 내미는 아즐에게 겜블을 제시했다. 결과는 의도적인 그녀의 무승부였다. 이긴다면 아무도 자신에게 게임을 걸어오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에 계산하여 내린 결론이었다. 그 후 아네트에게는 ‘블루마린쨩’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별명만 붙은 줄 알았더니 기숙사생도 붙었다. 이름은 ‘플로이드 리치’라고 했다. 자신처럼 흥미와 쾌락 본위로 움직이는⋯ 인어. 처음에는 피해 다녔다. 피해 다닐수록 따라다니는 것 같았다. 결국에는 포기하고 그에게 말을 걸었다. 웃음이 천진난만했고, 재미있는 것은 될 때까지 노력하는 근성이 있었다. 깨닫고 보니, 어느 순간 눈으로 그를 쫓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아네트는 사랑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정말이지 이상한 사랑이었다.
플로이드 리치는 평범한 사랑을 했다. 그녀의 웃음이 반짝반짝 빛났기 때문이다. 분명 그날은 플로이드가 아네트에게 심한 말을 했었다. 그럼에도 아네트는 그에게 다가갔다. 연금술 수업에서 만든 ‘보석’을 건네준다는 하찮은 이유로. 플로이드는 물었다. 바보냐며. 아네트는 말했다. 나, 바보였나 봐. 물빛 웃음이 유리창 너머에서 일렁이기 시작했다. 사랑이었다. 평범하고 진부한, 일반적인 사랑.
바다의 연인들은 이상한 사랑을 했다. 플로이드가 아네트의 저주를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아즐이 도와주겠다며 계약서를 내밀었지만 소용없었다. 플로이드는 아네트를 붙잡고 약속을 하나 했다. 그 다리는 자기의 것이므로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말라는 약속. 그야말로 ‘이상한 약속’이었지만, 아네트는 웃었다.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좋을 것만 같았다. 이후, 틈만 나면 다리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플로이드 덕에 기숙사 내에서 인신매매 소문이 퍼졌었지만 그건 좀 더 나중의 일이었다. 마녀와 인어는 이상한 사랑을 한다. 그들의 결말이 ‘평범한 해피엔딩’일지 아닐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 마녀도 말이다.
5. 관계
플로이드 리치 (Floyd Leech)
플로이드 리치는 아네트 벨을 ‘바다의 반려’로써 선택했다. 그건 분명 겜블과도 같은 일이다. 바다에서 살 수도, 영원을 약속할 수도 없는 상대에게 반려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베팅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아네트 벨의 해피 엔딩. 무언가를 잃는 쪽은 언제나 인어였으니. 이번만큼은 무언가를 얻는 쪽이 인어였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번 겜블에서 아네트가 건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믿는 것이다. 플로이드 리치의 베팅이 성공하기를. 부디, 이 다리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버리기 전에 푸른 구두가 걸음을 멈춰주기를. 그저 바란다, 바랄 뿐이다.
프리마 앙쥬 (Porrima Ange) X Ruggie Bucchi
이용하고 이용당하려고 다가갔던 관계였지만, 현재는 마음을 바꿔먹고 좋은 선배로써 남기로 했다. 이유는 앙쥬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꼭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마냥 착하고 약한게 아닌, 적당히 본인의 이득을 취하는 방관자스러운 면이 맘에 들었다고도 했다. 결국에는 그녀에게 걸었던 칩을 모두 회수한 상태. 지나치게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친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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